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일본처럼 처벌 수위를 높이고 보험료도 2배 이상 올리는 등 기대비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용식·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과 미국의 음주운전 억제 사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처벌 수위 등 기대비용이 낮아 음주운전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음주운전 사고는 2012년 2만9093건에서 2021년 1만4894건으로 감소했으나, 작년 1만5059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사망자 수도 2021년 206건에서 이듬해 214건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부상자 수는 2만3653건에서 2만4261건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일본·미국처럼 음주운전에 대한 기대비용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본은 2001년 음주운전 사망사고 최대 형량을 징역 5년에서 15년으로 높이고 벌금도 6배나 인상했다. 그 결과 일본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2000년 1276건에서 2012년 258건, 작년 120건으로 감소 추세다. 사망사고 비중도 2012년 5.8%에서 작년 4.6%로 하락했다.
미국 유타주는 최근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0.08%에서 0.05%로 낮추면서 12개월 동안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특히 미국 자동차보험은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에게 28~159%에 달하는 할증률을 부과한다.
반면 한국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도 대부분 집행유예가 선고된다. 자동차보험은 음주운전 적발 경험이 있어도 인상률은 9~15% 수준이다.
연구위원들은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음주운전에 대한 기대비용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미국과 일본 사례를 고려해 음주운전 사고 형량을 높이고, 적발 경력이 있는 운전자에 자동차 보험료 할증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