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이 음주운전을 하던 의사의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피해자 측 지인이 운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2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음주운전 뺑소니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이 숨진 배달원의 친형과 절친한 친구라고 밝히며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작성자는 “피해자 가족들은 자식·형제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평생 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그 순간부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음주운전 가해자들이 평소처럼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것 차제가 이해가 안 된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하루만에 100명의 찬성을 얻었다. 앞으로 최대 7일간 청원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국회 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공개된 청원이 30일 안에 5만명 동의를 얻을 경우,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게된다. 심사를 통해 해당 청원의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사건 당일 새벽에도 신호를 준수하고 대기하고 있었던 죄밖에 없는 착하고 성실한 친구 동생의 죽음에 관심 가져달라”며 “가해자에게 기존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더욱 엄하고 강력한 판결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의사 A(42)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0시 20분쯤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SUV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검거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치였다.
A씨는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직진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맞은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 후 500m가량을 더 운전한 뒤 하차해 파손된 부위를 확인하고는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A씨는 인천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로,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는 1년여전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에는 햄버거를 배달하던 중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