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죽마고우가 뺑소니 사고로 동생을 잃고 힘들어하고 있다"며 범인의 엄벌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앞서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는 지난 21일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40대 의사 A씨에게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일 오전 0시 20분쯤 인천시 서구 원당동의 한 교차로에서 SUV를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배달원 B씨(36)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69%로 조사됐으며, 그는 중앙선을 넘어 신호 대기중이던 B씨를 충돌했다. 1년 전부터 배달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 일을 일해 온 B씨는 이날 햄버거 배달을 하다 변을 당했다.
A씨는 B씨를 친 후 500m가량을 더 운전했으며, 차량 파손 부위를 살핀 뒤 차량을 버리고 그대로 도주했다. A씨의 차에 치여 30여 미터를 날아간 B씨는 머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20일 오전 2시20분쯤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 사고와 관련 누리꾼 C씨는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숨진 피해자 B씨가 '죽마고우의 동생'이라며 국회 국민청원에 동의해 줄 것을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
C씨는 숨진 B씨에 대해 "평소에도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사건 당일 새벽에도 신호를 준수하고 대기하고 있었던 죄밖에 없는 착하고 성실한 동생이었다"고 설명하며 "친구 가족에게 여러 언론사에서 관심을 갖고 인터뷰를 요청해왔지만 친구는 경황도 없고 정신이 없어 연락처만 받고 추후에 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 서구 원당에서 김포까지 대리비가 몇 백만 원 나오겠냐. 비싸야 2만5000원일 거다. 뺑소니범 때문에 설 명절을 앞두고 친구 동생은 하루아침에 황망히 가족의 곁을 떠났다"며 분개했다.
C씨는 "음주운전 관련 글이나 기사가 많지만 정작 처벌을 제대로 받은 가해자는 잘 없는 것 같다. 솜방망이 처벌만 판을 친다"며 "뺑소니범이 의사라는 이유로 처벌이 약하게 나오면 어쩌나,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제 친구와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뻔뻔하고 파렴치한 짓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고 했다.
C씨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음주운전 살인자에게 엄하고 강력한 판결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남은 가족들의 고통과 죄책감의 무게를 어찌 가늠할 수 있겠는가. 음준운전 사망사고는 무조건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청원 링크를 첨부해 엄벌을 호소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청원에 동의했다"며 힘을 보탰고, C씨의 의견에 동조하며 더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 2018년 12월부터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윤창호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죄)이 시행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형의 가벼움을 지적하며 법의 실효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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